취미/하이킹

[트레일] Vic's Loop

생강젤리 2024. 10. 9. 02:58

이번에 다녀온 하이킹은 Vic's Loop 였다.

Garbage Trail을 따라 올라가다가 Lower Vic's Trail을 이용해서 Woodland Walk Trail을 통해 돌아오는 순환형이다.

총길이 4 km
경사 217 m
트레일 형태 순환 (일부 왕복)
난도 보통
AllTrails 정보 Vic's Loop

위의 이미지는 내가 실제 다녀온 기록, 아래 표는 AllTrails에 기반한 정보이다.

왜 묘하게 다른지 모르겠는디... 이번엔 트레일 루트 따라 헤메지 않... 아, 중간에 잠깐 또 헤메긴 했구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재미있는 건, 꼭 길은 넓은 곳에서 잃어버린다는 사실이다.

복잡하고, 길이 좁고, 길이 불투명할 때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표식과 지도를 확인하면서 가니까 잃어버리지 않는데,

오히려 넓고 잘 닦긴 길이 나오면 룰루랄라 하다가 딴길로 새버린다 ㅋㅋㅋㅋ 

아무튼.

뷰는 없다. 애초에 이번 목표는 출근 전에 치고 빠지자!! 였기 때문에 뷰는 염두하지 않고 근처의 짧은 코스로 다녀왔다.

트레일 시작 포인트에는 늘 이렇게 차들이...ㅋㅋ 아니 나도 꽤 아침부터 준비해서 간다 하고 가는데, 대체 이 사람들은 언제 오는거지... 밤 샜나?

평일인데도 이렇게 열심히 하이킹 하는 사람들을 보면 (직접적으로 보는 거 말고... 간접적으로 그들의 존재를 느낄 때만) 기분이 참 뭉클해진다. 그러나 직접 보는 걸 선호하지는 않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뷰를 완전 포기하고 갔는데, 그래도 계곡은 예뻤다.

계곡은 어디서 봐도 다 예쁘고 각자의 멋이 있는 것 같다.

텍사스 살인사건 이런 곳에 나올 것 같은 이정표와 오랫만에 버섯사진.

이번 코스는 굉장히 마음에 들었던 것이,

초반에 200여 미터를 한번에 쫙 다 올라간다. 그 후로는 완만한 내리막과 평지이다.

여기에 익스트림 자전거 타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던데, 그들이 선호하는 이유도 알 것 같았다.

길에 바위가 많고, 한번 올라가면 그 뒤로는 내려오니까 좋아하는 게 아닐까 싶었다. (나는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았는데, 나와 반대로 올라갔다가 내려온다고 하면, 자전거를 끌고 완만하게 올라갔다가 격하게 내려올 수 있으니 익스트림 바이크에 잘 맞는 거 아닐까 싶다)

길에 익스트림 바이크를 위한 코스들도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도 나름 있었다.

차라리 초반에 쫙 오르고 내려오니까 훨씬 덜 힘들고,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딱히 생각해 본 적 없었는데, 생각해보니 지금까지는 코스 내내 올라갔다내려갔다올라갔다내려갔다 거듭하는 코스들이었던 것 같다... 그게 생각보다 지치게 하는가보다.

여기는 초반 40분 이내에 200m가 넘는 고도를 오르지만, 그때만 바짝 숨 고르면서 집중하면 되니까 좋았다. 

큰 바위가 많아서 아이를 데리고 가도 될 정도로 좋은 길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눈 내리면 또 와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하이킹 시작한지 이래저래 3개월이다.

일 때문에 매주 가지는 못하는데, 그래도 이번에 다녀오면서 스스로 좀 놀란 부분이 있다.

애플 워치를 차고 다녀오는데, 거기 건강 기록 중에 심폐기능을 체크하는 부분이 "평균 이상"으로 바뀐 것이다.

나는 천식이 있어서 폐가 좋지 않다.

30년 담배 핀 사람하고 같은 폐기능을 한다고, 어릴 때부터 들어왔다.

폐가 그렇게 되면, 심장도 제 기능을 못한다. 산소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충분한 피를 만들 수 없다.

이렇게 말하면 큰 병 같지만, 그냥 일상생활 하는데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기침감기에 걸리면 토한다는 것, 미세먼지 심하면 남들보다 발작적인 기침을 많이 한다는 정도고(그래서 한국 가면 인헤일러가 필요하긴 하다), 피가 부족하면 그만큼 헤모글로빈을 많이 생성하기 때문에 헌혈도 문제 없이 잘하고... 그냥 그렇구나 하고 살았다.

애플워치에서도 맨날 '평균 이하' 나와도 그렇구나 했다.

한창 근육 운동 열심히 하던 시절에도 늘 평균이하로 나와서, 이건 안높아지는 거구나 했다 

그냥 그렇게 40년을 살았는데, 그게 당연한 건 줄 알았는데,

하이킹 다니면서 그 기능이 향상되고 있다고 하니 기분이 좋다.

뭐 그렇다고 해서 천식이 사라지지야 않겠지만 (나는 기관지 일부가 성장하지 못해서 생긴 천식이라(엄밀하게는 천식과는 다른 병인데 병원에서 기록할 때 Asthma라고 기록하길래 나도 그냥 천식이라고 함) 치료되는 형태는 아니다) 이래서 운동하라고 하는거구나 하고 생각했다.

등산이 이렇게 좋다. 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