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로 다녀온 하이킹은 미스틱 트레일 되시겠다.
사실, 전날 가볍게 해보자 하고 갔던 china beach trail(All Trails 정보에서 난도는 "쉬움"이었음)에서 식겁하고 후퇴했다.
저녁 식후에 가볍게 갔더니 빛이라고는 1도 없는 원시림이라 컴컴해서 우리가 가져간 후레쉬 밖에 의지할 게 없는데,
표지판에 곰 뿐만이 아니라 쿠거가 있다고!! 경고문구가 있었던 것이다.
아니 곰은 그렇다 치는데요 쿠거는 나는... 쿠거는... 저기요... 하고 한 반쯤 갔다가 후퇴
너무 너무 무서웠다.
다른 가족단위 하이커도 있긴 했었는데, 그 사람들도 영 내키지 않았는지 아빠(로 보이는 사람)만 우리 뒤쪽에 따라오다가 우리가 후퇴해서 그 뒤로는 못봤다.
아무튼 그래서 다음날 날이 밝고 심기일전 해서 미스틱 트레일 도전.
총 길이 | 2.1km |
경사 | 108m |
트레일 형태 | 왕복 |
난도 | 보통 |
All Trails 정보 | Mistic Beach Trail |
지금까지 다녔던 트레일 보다 짧기 때문에 난도가 보통이고, 만약 지금까지 다녔던 만큼 길었다면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
해변에 도착할 때까지는 내내 내리막이고, 돌아오는 길은 내내 오르막이다.
산 자체도 원시림이지만, 산을 벗어나도 산이고, 산을 벗어나도 산이라, 주변에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산이라.
대낮에 갔는데도 컴컴했고, 산 너머 어디에도 빛하나 조차 없었다.
미리 지도를 다운받아 갔지만 GPS가 잡히지 않아서 무용지물이었고, 이래서 나침반을 가지고 다녀야 되는 구나 싶었다.
그나마 나무마다 형광 깃발이 꽂혀 있어서 그걸 보고 따라 갈 수 있었다.
이번에는 사진을 좀 찍어야지!! 했는데 초입에서 밖에 못찍었다.
초입이라 아직 그렇게 막 원시림!!!!!!!!!!!!! 파워!!!!!!!!!!!!!!!!!! 이런 느낌은 덜하지만
중간에 못찍은 이유는 힘들어서가 아니라 무서워서 였다는 것.
이번에는 가기 전에 하이커로서의 마음가짐 같은 걸 검색해서 읽고 갔는데,
하이커들은 산에서 다른 하이커를 만나면 반갑게 인사를 해야 한다고 써 있었고,
나는 그걸 읽고 '왜? 사람이 좋으면 파티를 가지 왜 산엘 가냐' 했는데 (대문자 I)
이 산에서는 사람을 만나면 너무 반갑고 기쁘다.
진짜 인사를 하게 된다.
마음에서 우러나는 진심의 인사를 하게 된다.
6살과 9살 정도 되는 아들 둘을 데리고 하이킹 하는 아버지도 있었다.
그 어린 아이들이 각자 자기만한 베낭을 메고 아버지 뒤를 따르는 모습이, 꼭 행군하는 군인들 같아서 인상 깊었다.
어느정도 내려가다보면 바다가 보인다.
우리가 간 날은 흐렸기 때문에 사진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흐린 날은 또 흐린 날의 매력이 있었다.
뒤쪽은 절벽이고, 앞쪽은 손바닥 만한 아주 작은 해변이다.
이렇게 쭈욱 올려볼 수 있는 절벽인데,
퇴적층 쌓여있는 모습을 본 것은 고등학생때 학교에서 샘플로 본 것 이외엔 처음이라 너무 신기했다.
앞은 태평양.
날이 맑았다면 아주 아주 장관이었을 것 같다.
다 구경하고 나서 트레일을 따라 올라왔는데, 내려갈 땐 괜찮았는데 올라갈 땐 꽤나 힘들었다.
짧은 트레일이라 다행이었다.
109m의 경사가 어느정도인지 감이 오지 않는데, 애플워치에서 "오른 층수"가 19층이라고 나왔다. 왕복으로 봐야하는건지 어쩐건지는 모르겠지만.
집에 오니 도착한 베어벨
다음에는 베어벨 달고 간다아아아아ㅏㅏㅏ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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