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Tea

나의 차 Part. 3 ~극복편~

생강젤리 2019. 10. 23. 13:01

차에 대한 벽을 다시금 느끼고 멀어지고 있을 때 쯤, 다시 확 끌어당기는 일이 생겼다.

내가 다니던 회사는 일본 자본 글로벌 회사라, 과장급은 파리에 있는 지점에 매우 자주 출장을 다녀왔었다.

프랑스 출장을 다녀올 때마다 과장은 오미야게를 사왔었는데...

그 날...직원 휴게실에서 쉬고 있는데 내 코를 찌르던 풍선껌 같은 향....

그것이 나를 다시 홍차의 세계로 끌고 왔다.

 

마리아쥬 프레르의 마르코폴로 (화질구지 죄송)

 

과장이 무슨 약을 먹었는지 마리아쥬 홍차와 라뒤레 마카롱을 사와서 나눠주었다. (평소에는 무슨... 콧물맛 과자 방귀맛 캔디 이런 거 사와서, 직원들 먹이고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이때 한번 이거 사오고 그 뒤로 또 그런것만 사왔다)

멋도 모르고 마시던 시절은 접어두면

딴에는 차 좀 마신다고 책도 읽어보고 한 후에 처음으로,

"향을 마신다"는 걸 실감했던 홍차였다. (향이 이만큼 나는데 몰라도 문제다)

다른 홍차는 무서우니까 이것만 마시게 되었다.

이거 다 마시면 그때는 어떻게 하지, 하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프랑스 홍차니까 프랑스에서만 살 수 있는 줄 알았다)

 

Mighty Leaf 얼그레이

 

웨스트 브로드웨이 근처 친구네 놀러가서 저녁을 먹고, 후식을 먹기로 했다.

True Confections에서 케잌과 차를 시켰는데, 그때 나온 것이 마이티리프의 얼그레이 였다.

정말 미친 듯이 맛있었다.

직원한테 어디꺼냐고 확인까지 받을 정도였으니.

게다가 이 제품은 런던드럭에서도 판다. 비바!

얼그레이도 맛있는 거였구나!! 마르코폴로만이 답은 아니었구나!!!

여기는 다른 제품도 대체로 맛있는데

아무튼 얼그레이가 최고로 맛있다.

작년에 티백을 리뉴얼 하면서 본래 실로 만들던 티백을 플라스틱 삼각 티백으로 바꾸었길래 그 뒤로는 안사지만..

그래도 마이티리프 덕분에 내가 밀크티가 아닌, 순수한 얼그레이의 맛도 즐길 수 있게 되었으니 감사한 일이다.

 

이때부터 나는 더욱 박차를 가해서 홍차를 중심으로 여러가지 차를 구입해서 마셔보고 망해보고 즐기며 취향을 확고하게 다져오기 시작했다.

십여년의 취미 생활 중에 하나 확실하게 느낀 것은,

차는 이런 맛이다. 이런 맛일 것이다 하고 규정하는 것은 별로 좋은 아이디어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말 다양한 맛과 향이 있고, 그렇게 하기 위해 많은 브랜드와 블랜딩이 있는 것 같다.

그냥 좋아하는 것을 마시면서 내 시간을 즐기는 것이 차의 가장 좋은 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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